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세상사연

재혼하면 잘해준다고 해 놓고 친아들과 내 아들을 차별한 남편

by 배꼽사연라디오 2024. 11. 1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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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한쪽 문이 닫히면 
다른 쪽 문이 열린다. 
그러나 흔히 우리는 닫힌 
문을 오랫동안 보기 때문에 
우리를 위해 열려있는
 문을 보지 못한다."


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[헬렌 켈러]

 


꽃이 피기 시작한 봄에 이혼했습니다.
모진 세월 견뎌온 건 
아들 때문이었고 또 이혼했다는
 손가락질을 받고 싶지 않았고
잘 살고 싶어 남편의 
만행에도 참았는데 저도 지치더라고요.
그래서 또 이혼을 했습니다.
 그런데 홀가분하고 시원하네요.


아들도 잘했다고 해주고 
오히려 자신 때문에 
엄마가 불행했던 것 같아
 미안해하고 있습니다.
괜찮다고 했네요.
부모면 자식을 위해 
뭘 못하겠느냐 하고 웃어주었죠.
아들은 제 마음 누구보다
 잘 아니까 이해하더군요.
저도 사연이 한 트럭이라.....
저는 첫 결혼을 실패했습니다.


이젠 두 번째 결혼 생활도
 이혼으로 끝났으니...


첫 결혼은 남편의
 술주정으로 끝났습니다.
맞고 살다 아들이 불쌍해
 마음 굳게 먹고 이혼했지요.


아들을 키우기 위해
 친정 식당에서 일을 했습니다.
엄마가 새벽 시장에 가시면서
 사고로 돌아가셨고
그때부터 저 혼자
 식당을 하게 됐습니다.
시장 입구에 크지 않은 식당을
 아들을 키우기 위해 
악착같이 일하며 살았네요.
그러다 만난 사람이 시장 안에
 정육점을 하며 상가 건물도 가지고 있는
 두 번째 남편이었습니다.
남편은 돈 밖에 모르는 사람이라는
 말을 들을 정도로 쉬지 않고
 일했고 열심히 살았죠.


남편에겐 전처 사이에서 
낳은 아들 한 명을 
데리고 있었습니다.
딸도 한 명 있는데 
이혼하면서 전처가 데리고 
외국으로 갔다고 하더군요.
전처가 바람을 피웠는데 
그 남자를 따라 외국으로
 갔다고 했습니다.


남편은 제가 아들 키우며
 열심히 사는 모습이 
자신과 닮았다고 좋아했죠.
재혼은 생각 없다는 저에게
 자신은 돈이라면 발에 밟히니까
돈 걱정 없이 자식 키울 수 있다고
 같이 열심히 살아보자고 하더군요.


작은 식당에서 버는 돈으로
 아들 대학도 유학도 
못 보낼 것 같아
공부 잘하는 아들 생각에
 재혼을 선택했습니다.
식당도 그냥 하라고 했고 
생활비도 넉넉하게 주면서
 먹고 싶은 거 두 아들 먹게 해 주고
필요한 거 언제라도
 말하라고 하더군요.
구두쇠일 줄 알았는데
 자식에겐 그러지 않았습니다. 


그건 고맙더군요.
남편의 아들이 제 아들보다
 두 살 위였는데
재혼할 당시 남편의 아들은
 대학생이었죠.
제 아들은 고등학교 3학년이었고요.
제 아들은 공부를 잘했기에
 법대를 가고 싶어 했다가 
의대를 지원하게 됐습니다.
집안에 의사 한 명 있으면
 평생 고생 안 하고 산다는 
남편의 말에 아들은 아무 말 안 하고 
순순히 따라 지원을 했습니다.
괜찮겠느냐는 제 말에 의사도
 괜찮다고 하면서 의대를 갔습니다.


남편이 온갖 지원을 
아끼지 않겠다고 해놓고
첫 등록금만 내주고
 다신 내주지 않았습니다.
그저 말만 그렇게 한 거였네요.


남편의 친아들은 연기자가 
되고 싶다고 하면서 
연극영화과를 선택했더군요.
남편 눈밖에 난 이유였죠.
그래도 엄마 없이 잘 컸다고 
지원은 아끼지 않았습니다.
남편이 한순간 달라진 건
 친아들이 원하는 삶을 
제대로 살지 못하고
어긋나기 시작하면서 
제 아들과 비교가 되니까
모든 지원을 자신의 아들에게만
 해주는 것이었습니다.


두 아들 다 사회생활을 시작했고
 큰아들 지만이는 배우가 되겠다고
 영화 오디션을 보러 다니더군요.
보는 족족 떨어졌고요.
큰아들은 일이 잘 안 풀리면
 화풀이를 저와 제 아들에게 했습니다.
만만했던 거죠.


 말도 함부로 했고 저를 우습게 보더군요.
남편이 큰아들한테 차를 사줬는지
 어느 날 외제차를 운전하며
여자친구와 제 식당에 와서
 밥을 달라고 했습니다.


"못 보던 차네. 차 샀어?"


"아버지가 사주셨어요.
 폼 나게 다녀야 어울릴 수 있다고요.
없는 티 내면 들어올 캐스팅도
 안 들어온단 말이에요.
저는 주인공 재질인데
 지나가는 역이나 맡을 순 없죠.
아는 형님이 연극해 보라고
 소개해줬어요.
그래서 차 한 대 뽑아 주셨어요. 
잘해 보라고 하시면서 말이죠.
잘 될 것 같아요. 
앞으로 저 보기 힘들어질 거니까 
그렇게 아세요.
아, 뭐 하세요?
 우리 자기 배고픈데 밥 빨리 주세요"


"그래 알았다.
 운전 조심하고 다녀라."


그런데 옆에 앉아있는 여자를 보니
 어디서 뭐 하다 온 여자인지
 딱 봐도 알겠더군요.
말도 싸가지 없이 하는 것이
 끼리끼리 만난다고
 물어볼 필요도 없었습니다.
껌을 짝짝 씹으며 나가는데
 인사도 없더군요. 
다시는 볼 일도 없었지만 말이죠.
여자친구가 수시로 바뀌었으니까요.
몇 달 지나지 않아 
그 여자를 태우고 놀러 갔던 
큰아들은 사고를 냈습니다.
합의도 남편이 다 봐줬더군요.


우리 아들, 우리 아들
 아주 보물처럼 다루는 
남편이라 그러려니 했습니다.
그런 남편이 제 아들에겐
 차별하기 시작했죠.
당신 친아들은 망나니로 살고 있는데 
제 아들은 열심히 노력하더니
 의사가 됐거든요.
친아들처럼 대해주던 
남편은 어디에도 없었습니다.


오죽하면 이제 돈 버니까
생활비 내놔라 할 정도였네요.
아들이 주겠다고 하는 걸
 차라리 독립하라고
제가 모은 돈으로 
작은 오피스텔 하나 사줬습니다.
큰 아들과 차별할 게
 눈에 보였거든요.
그런데 큰 아들이 그걸 알고 
술만 마시면 작은 아들 
오피스텔로 가서 밥 해라
 뭐해라 귀찮게 했고
온갖 심부름을 다 시키고 있었네요.


작은 아들이 바빠 집에
 갈 시간이 별로 없으니
 걱정 말라고 하면서 
저를 안심시켰고요.
늘 병원에서 지내고 있었습니다.


집이 필요 없을 정도로
 오지 않더군요.
큰 아들 때문인 것 같아
 제가 가서 비밀번호 바꿔버렸네요.
그리고 큰 아들한테 가지 말라고 했고
 너도 독립하고 싶으면 
아버지한테 집 사달라고 해라 했죠.


그게 솔깃했는지 남편한테 
오피스텔 사달라고 했더군요.
남편은 다 컸으니 그게 좋겠다고
 하면서 널찍한 아파트로
 나중에 신혼집으로 쓰라고
40평이나 되는 아파트를 사 주는데
 할 말이 없었습니다.
남편 돈으로 해 주는데
 제가 뭐라고 할 수나 있겠습니까 
아무 말 안 했습니다.


보조 출연도 못하고 
연극도 한번 그것도 대사 몇 마디 
없는 게 다인 큰아들은
어느 날 좋은 여자를 만났다고 하면서
 결혼을 하겠다고 데려왔고
남편은 며느리 될 
여자 집안은 부자고
아버지가 회사를 크게 
경영하고 있다고 하니까 
바로 허락을 했습니다.
나중에 알고 보니 회사란 것이 
일수 대출, 사채 대출하는 
대부업 작은 사무실이 없고요.


그 신혼집에서 시작했고
 몇 억을 들여 결혼식도 해주고 
아들이 원하는 건 다 해 주더군요.
부잣집 며느리까지 봤으니 
그 돈이 아까웠겠습니까?
 다 해 주더군요.


며느리 외제차까지 사 주는데
 제 차가 초라해 보일 정도였네요.
저는 국산 차고 10년도 넘게 탄 
중고차를 어느 날 타라면서 
남편이 중고 자동차 매매 시장에 가서
 한대 사다 주더군요.
별로 탈 일도 없어서 늘 세워 뒀고요.
아니 탈 일이 없어서가 아니라 
가다가 서 버려서 제가 사고가 날 뻔했고
 이후 안 타고 있었습니다.
서운해할 필요도 없었죠.


제가 돈을 벌어 제가 사면 되니까
 아쉬운 것도 없었네요.
어느 순간 남편과 제 사이도
 멀어지고 있었으니까요.
남편은 몰랐지만 저는 알 수 있었죠.
그러다 큰 아들이 연예인 되는 건 접고
 사업을 하겠다고 나서더니
 처가 일을 배우겠다고 하더군요.
그러면서 남편한테 몇 억을 가져갔고 
이후로도 계속 돈을 가져갔습니다.
건물을 담보로 처가에서 투자하라고
 한다고 10억 도 해 갔고요.
남편은 이제 대출 이자에 돈 갚기 바빴죠.


"당신 돈 가진 거 없어?
사돈이 이번에 잘 될 거라면서
 투자해 달라고 아들놈을 힘들게 하나 봐. 
안 해 주면 아들놈이
 눈치 보고 살 것 같아서 말이야.
이번 일 잘 되면 사업도
 물려줄 생각이라고 하는데 
당신 돈 가진 거 좀 내놔 봐."


"제가 돈이 어디 있어요?
당신이 생활비 안 주기 시작한 게
 언제인데요.
제가 식당에서 버는 건 
생활비로 쓰고 있다고요.
그 많은 돈 다 어쩌시고요?
현금만 20억 넘게 
가지고 계셨잖아요?"


"지만이가 다 가져가서 썼지.
 아파트에 결혼 비용에 
사업한다고 사무실 얻어주고
사돈댁에 투자한다고
 가져간 것만 20억이 넘어.
이자도 내 돈으로 내고 있는데
 돌려달라고 하니까 투자라
 지금은 돌려줄 수 없다고 하고.
난감해... 돈 좀 마련해 봐. 
이제 대출도 꽉 차서 
안 된다고 하잖아."


"안 그러던 사람이 왜 돈을
 알아보지도 않고 함부로 줘요?
아들 일이라면 물불 안 가리고
 돈 해 주더니 꼴좋네요.
내가 그렇게 말릴 때는 남자가
 하는 일에 나선다고 뭐라고 하고
우리 선호 좀 도와주라고 할 땐 
돈이 어디 있느냐 하시던 분이...
저 돈 없어요...
 건물 파시던 가요?"


남편이 화를 냈지만 
저는 신경 안 썼습니다.
남편은 정말로 건물을 팔고
 정리했습니다. 
정육점에만 신경 쓰고 있었고요.
저는 이미 오래전부터 
생활비도 받은 적 없고
남편과 어떤 것도 
엮이지 않고 지냈습니다.


제 아들 일은 뒤로 하고 
자기 아들 일만 챙기던 남편에게서
 남은 남이구나 생각했고 
마음의 준비를 하고 있었습니다.
 목돈을 몰래 모았고
아들 앞으로 아파트를 사서
 월세도 받고 있었습니다.
돈을 차곡차곡 모았죠.


시간은 흘러갔고 
제 아들이 여자친구를 사귀고
 있었던지 결혼하겠다면서
 집에 인사를 왔습니다.
남편은 큰 아들 일로 
제 아들 결혼 따위 
신경도 쓰지 않아서 같이
 인사도 받지 않았습니다.


그러려니 했네요.
아들 말이 여자친구가 
집안 사정을 다 안다고 해서
 편하게 봤습니다.


"미안해요...
 내가 재혼을 해서...
 서운해 말아요.
우리 집안 내막 안다고 하니
 편하게 대할게요.
우리 선호만 보면서 
결혼 결정하면 좋겠네요.
나는 노후 준비도 다 했고
 아들 신세 질 생각도 없는 사람이라
내 며느리로 와도
 힘들게 안 할 거예요.
둘만 잘 살면 되니까 
서로 사랑하는 마음으로 
의지하며 살길 바라요. 알았지요?"


"엄마, 지영이 그런 애 아니에요.
지영이도 어릴 때 고생하고 커서
 가난도 알고 사람 귀한 것도 잘 알아요.
지금은 잘 사는 거지만
 옛날엔 힘들었대. 
그러니까 그런 걱정
 안 하셔도 돼요.
지영이 다 이해해요. 
그렇지, 지영아?"


"네. 부모님이 고생 많이 하셨어요. 
지금 잘 살게 되신 건
 두 분이 열심히 사신 결과이고요.
저는 남동생이 한 명 있어요.
남동생과 저는 그걸 보고 자라서
 돈 귀한 줄도 알고 사람 귀한 것도 알아요.
선호 씨도 힘들게 살면서 다 겪었고 
잘 이겨 내서 지금 의사가 됐잖아요.
다 아니까 걱정 안 하셔도 돼요."


"같은 의사라고요?
네, 어머니. 같은 병원에서 일해요.
이제 말씀 놓으시고 편하게 하세요.
아참, 언제 어머니 검진 오세요.
 제가 다 해드릴게요.
 아들이 의사인데 
검진도 안 받고 뭐 하셨어요?
언제 나오시면 검사받고 
맛있는 밥도 같이 드세요."


그"래 그러자 말 편하게 할게
 고맙네...
안 그래도 선호가 검진 오라고 했는데 
집안에 일이 많았어
정리가 좀 되면 가서 검진도 받고
 밥도 먹자꾸나."


며느리가 될 아이  집안은 
큰 집이 병원 원장이었고
며느리 아버지는 대기업 임원에
 안사돈인 엄마가 의류 사업을 크게 해서
 돈을 많이 버셨더군요.
평창동에 멋진 집을 가지고 계셨고
 건물도 몇 채나 있다고 했습니다.
그 건물 한 곳에 나중에 
두 사람이 병원 개원할 생각도
 하고 있다고 하더군요. 
안심이 되었습니다.
헛똑똑이는 아니구나.
 내 아들이 잘 살았구나 생각이 드니
 마음이 놓였습니다.


"네 아버지한테 그런 말은 하지 말자. 
사돈 집안은 말 안 하는 게 좋겠구나.
아마... 네 결혼식에 
참석도 안 할 분이다.
지금 발등에 불 떨어져서 건물 팔고
 대출에 정신 나간 사람이다.
네 형 때문에 정신없어. 
사고만 치고 있더구나.
이번에 3억 해달라고 왔더라.
나한테 돈 해달라고 하길래
 돈 없다고 하고 모른 척하고 있단다.
알겠지? 절대 사돈 집안
 이야기는 하지 말어.
 며느리한테 부탁하고."


"이미 말했어요.
사고 치는 형이 있어서
 집안이 풍전등화라고요.
다 알겠다고 했으니까
 우리만 알고 결혼 준비해요.
상견례 때 엄마만 나오세요. 
말씀드릴게요."


아들과 단둘이 상견례에 참석했지만 
며느리 집안에서 다 이해해 줬습니다.
아들 앞으로 해뒀던 아파트에
 신혼집을 꾸며 주겠다고 했더니
딸도 의사라 살림을 제대로 
안 할 것 같아 사돈 집 근처 
사둔 집이 있으시다고
그곳을 신혼집으로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.
저는 언제라도 찾아가셔도 되니까
 걱정 안 해도 된다고 하셨고요.


저도 일하는 사람이라 
자주 가긴 어렵겠다고 했더니
 딸 챙긴다고 서운해 하지만 않으시면 
사위와 딸 챙길게요 하시는데
그 마음이 더 고마웠네요.
나쁜 의도로 하는 말이 아닌 걸
 이미 아들한테 들어서
 알고 있었습니다.


안사돈도 사업하는 사람이라 바빠 
직접 딸 챙기러 가실 분이 
못 된다고 하더군요.
상견례도 잘 끝났고
 결혼 준비도 안사돈 덕분에 
잘할 수 있었습니다.


결혼 청첩장이 나와서 
남편한테 줬지만 참석 못한다고
 당연하게 말하더군요.
그러면서 가슴 후벼 파는 말을 하는데
 그때 제가 결정한 것 같습니다.


아, 이제 이혼해야 하는
 시기가 왔구나.
아들 결혼하고 나면
 이혼해야겠다 다짐했네요.
그동안 참고 버틴 건 재혼인데 
또 이혼했다는 말을 듣고
 싶지 않아서였는데
헤어진다고 제가 다시 사람을
 만날 것도 아니고 해서 
이혼을 결심했네요.


자기 아들만 챙기고
 내 아들은 의사 되면 
다 해줄 것처럼 해놓고
대학을 가도 제대로 도와주지 않았고
 말처럼 해준 건 하나도 없네요.
힘들었지만 제가 벌고
 아껴서 뒷바라지했습니다.


참 서운하더군요. 
그런 생각에 헤어질 결심을 한 것이고요
같이 늙어 갈 사람은 아닌 걸
 겪으면서 다 알게 되었습니다.
그 시간은 더 빨리 왔습니다.
아들이 결혼하고 신혼여행을
 가 있는 동안 큰 아들이 사고를 쳤죠.


"무슨 일이에요?
 집이 날아가게 생겼다니요?"


"지만이 그놈이... 그놈 
사돈 집이 회사 크게 한다는 것도
 다 거짓말이고
그동안 가져간 돈 회수도
 못하게 됐어...
작은 일수 사무실 차려놓고 
무슨 회사! 내 돈 가지고
 장난치다 망해서 문 닫았어. 
이 집도 대출받아줬어.
정육점 하나 남았다고...
돈이야 또 벌면 되지만 이게 뭐냐고... 
자식 놈이 아니라. 원수야 원수.
내가 사준 그놈 아파트도
 이미 날아갔고 월세로 갔더라고.
 애가 있으니 헤어지지도
 못하고... 미친놈...
잘된다고 잘되고 있다고
 나를 안심시키면서 속이고 있었어
사돈 집이 다 망했단 말이야!"


그"러게 잘 알아보고 해 주라고 해도
 내 말은 귓등으로도 
안 들으시더니 이게 뭡니까?
아들이라 다 퍼주고
 이제 어떻게 하시려고요?
아파트 팔아야 되면
 월세라도 알아보셔야죠.
땅바닥에서 사실 거요?"


"무슨 말을 그렇게 해?
당신이 돈 좀 구해봐!
 선호 의사잖아. 
대출될 거 아니야?
우리 지만이 저렇게 살게 못해
 전셋집이라도 구해줘야지.
월세가 뭐야 월세가! 
돈 해달라고 하라고 얼른!"


"못해요! 아니 안 해요!
내가 왜 우리 선호한테 
돈을 해달라고 해요?
당신 우리 선호 아들이라고
 생각은 했어요? 아니잖아요!
의대 가라고 말만 했지 
처음 등록금 한 번 내주고
 다신 안 줬잖아요.
아버지 뜻에 따라 준 
애를 무시했잖아요.
결혼해도 참석 안 했잖아요.
 선호는 아버지 없는 애가 됐어요.
어차피 남의 자식이라 도와줄
 필요 없다는 당신한테 
바란 적도 없지만 내가 살림하고 
당신 뒤치다꺼리했으면
 적어도 결혼식에 아버지로
 참석은 했어야죠.
남의 자식 도와줘서
 뭐 하느냐면서
 왜 돈을 해달라고 하세요?"


"이 여자가 무슨 말을 그렇게 해?
 키워주고 재워주고 먹여줬으면 
아들 노릇해야지
남편이 힘든데 
그냥 모른 척하겠다는 거야?"


"뭘 먹여주고 재워주고 키워줘요? 
제가 한 게 더 많은데요.
당신 생활비 준 거요? 
제가 쓴 돈이 더 많아요.
지만이 집에 와서 다 가져가 버려서
 당신이 준 돈은 어차피
 지만이 밑으로 다 들어갔어요.
우리 선호는 오로지
 제가 번 돈과 선호가 시간 내 
아르바이트해서 번 돈으로 썼다고요.
엄마 혼자 힘들게 뒷바라지한다고
 용돈은 스스로 벌어서 쓴 그런 애라고요.
의사 공부하기도 바쁜 애가 말이에요.
아셨어요?
뭐 해준 게 있다고
 남의 자식이라는 애한테 
돈을 해 달래요?
이제 때가 된 것 같네요.
선호 결혼하면 헤어지려고 했는데 
헤어집시다. 
아파트 비워야 할 테니
 저는 내일 짐 뺄게요.
법원에서 봅시다.
내 식당에 올 생각도 하지 마세요.
 주변 시장 분들 다 아세요.
그동안 당신이 나와 
선호한테 한 짓을요.
내가 한 말이 아니고
 당신 아들 지만이가 다 떠들고
 다녀서 모를 수가 없겠더라고요.
남의 자식 왜 챙기느냐. 
아버지도 인정 안 한다.
나만 자식이라 아버지 건물도
 재산도 다 지꺼라고 
노래를 부르고 다녔더라고요.
시장 사람들 당신과 
그동안 잘 안 어울린 이유가 그거네요. 
아셨어요?"


저는 그동안 있었던 일을 다 말해주고
 남편을 혼자 남겨두고 나와 버렸습니다.
아들 앞으로 뒀던 아파트는
 다행히 세입자를 구하지 않고
 비워뒀던 터라 바로 갈 수 있었죠.
정리할 생각을 하면서 
세입자를 들이지 않았거든요.
작은 용달을 불러 남편 집에서
 짐을 다 뺐습니다.
제가 짐을 다 뺀 걸 저녁에
 퇴근한 남편이 보고 전화를 했더군요.
기어코 이렇게 가느냐
 화를 냈다가, 설득을 했다가
한숨을 쉬다가 울기까지 했습니다.
다 거절했네요. 
돌아가지 않는다고 했고요.


조금만 가족으로 대해줬다면
 당신과 힘든 지금을
 이겨내려고 노력할 것을
처음 나한테 했던 말과 달리 
당신은 하나도 지킨 게 없다고 
너무 서운했다고 했습니다.


그렇게 차별할 거면
 뭐 하러 결혼했으며
 행복하게 해 주겠다고
 큰소리쳤느냐 따졌죠.


"우리 부부야
 이러고 가면 안 되는 거야
힘든 사람을 버리면
 뭘 받아 알아? 다시 오라고!
같이 이겨낼 생각을 하지
 나를 버리냐
당신 사람들한테 욕먹어
 그리고 내 아들이라 더 챙긴 거야
엄마 없이 자란 게
 불쌍해서 그랬다
당신은 선호한테 엄마고 잘하니까 
아버지 없는 것과 다르더라고...
그래서 내 아들 더 챙기게 됐어.
 선호는 다 알아서 잘하는데
지만이는 뭘 할 줄 아는 것도 없고 
사고만 치니까, 내가 더 
챙길 수밖에 없는 놈이잖아...
당신도 이해할 줄 알았지."


"지만이를 저렇게 만든 건 
당신이에요. 오냐오냐..
지만이는 절대로 
혼자 못 이겨 내요.
나 말고 가서 당신 아들 
지만이 챙기세요.
험한 세상 혼자 어떻게 살겠어요?
아니면 이 참에 이겨내고 
스스로 살아 보라고 놔두시던 가요.
 잘 생각해서 행동하세요.
어쨌든 나는 차별받으면서
 같이 못 살아요."


"그래 나 너무 못나게 굴었어.
당신은 착하니까 다 이해할 거라고
 생각한 내 잘못이야.
내가 잘못했으니까 돌아와. 
나 이혼 못해.
 이 상황을 내가 어떻게 정리하냐."


"정육점이나 잘 관리하세요.
 돈은 금방 벌 수 있잖아요.
그동안 잘 해왔으니까 
열심히 하세요.
그리고 건물도 다시 사서
 행복하게 사시면 되잖아요.
법원에나 나오세요.
변호사 사무실에
 그냥 이혼 의뢰할게요.
 협의 이혼 안 해 줄 것 같네요.
그럼 힘내세요."


몇 번 연락을 했는데 
남편은 협의이혼 해 주지 않았습니다.
그래서 이혼 소송했고 
분할할 재산도 없고
 그저 빨리 이혼하고 정리했으면 해서
 이혼만 해달라고 했네요.
못한다고 남편이 한동안 욕을 하고
 소리를 질러 댔지만 이혼했습니다.
그렇게 저의 두 번째 
이혼도 끝났네요.


그런데 씁쓸한 것보다
 시원하더라고요.
남편 복은 없었나 봐요. 
자식 복은 참 많은데 말이지요. 
아들도 잘 됐다 해주더군요.


"엄마, 이제부터 엄마 인생 사세요.

친구 분들과 좋은 카페에서
 차도 마시고
우리랑 여행도 가면서 
이제 마음 편히 사세요.
그동안 고생 많이 하셨네요. 
우리 엄마..."


길고 긴 터널을 빠져나온 것처럼
 탁하고 숨을 쉬었네요.
 환한 빛을 보고 있는 것 같았습니다.
하나도 행복하지 않았던 
결혼 생활을 멈추었더니 
그곳에 행복이 있었네요.


이혼 후 전남편이 
여러 번 연락을 해오고
 식당에 찾아왔지만 
웃으며 돌려보냈습니다.
아들 말처럼 이제 저를 위해
 살고 싶어서 식당도 정리했습니다.


정리한 돈을 모아 
3층 짜리 건물을 샀고
그곳에서 나오는 월세를 받아 
저 혼자 충분히 쓸 수 있기에
아무것도 신경 쓰지 않고
 오로지 저를 위한 시간을
 보내기로 했습니다.
아들 부탁으로 며느리가 받은
 건물에 재활용 쓰레기 버리는 거
 관리만 도와주러 갑니다.
그곳에 나중에 아들과 며느리가
 병원 개원을 할 거라고 하더군요.


재활용 버리는 건 
제가 식당 운영하면서
 워낙 깔끔하게 잘했기 때문에
하루 2시간 정도만 하면 되었기에 
제가 맡아서 하고 있습니다.
며느리가 월급이라며
 용돈까지 보태 주는데
너무 많은 돈을 줘서 
나중에 손주가 생기면 
선물이나 사줘야겠다 생각하며
 다 모아둡니다. 
제가 쓸 일이 없네요.


제가 한 선택을 
이제 후회하지 않으려고 합니다.
제가 제일 바랐고
 소중하게 생각했던 건
 아들의 행복이었고
아들이 행복하니 이젠 저를 위한
 행복을 찾아보려고 합니다.
고개를 돌리니 주변이
 눈에 들어오네요.


지난날은 다 잊고 
오늘과 내일을 보며
 살아가 보겠습니다.
여러분의 인생이 고단하고
 힘들다고 느껴질 때
무엇이 문제인지
 한 발 물러나 살펴보세요.
그럼 답이 보일 겁니다.


저는 이혼이 두려워 불행한 
결혼 생활을 잡고 있으려고 했고 
지키는 게 행복인 줄 알았습니다.
그런데 그게 아니더라고요.
행복의 한쪽 문이 닫히면
 다른 문이 열린다는 것을 잊지 마세요.
닫힌 문만 바라보지 마시고
 우리를 위해 열려있는 문을 보세요.
그리고 진심으로 행복하세요.

  - 끝 -


이 시간 함께 해 주셔서 고맙습니다.
건강하세요.
배꼽사연은 늘 노력하고
 최선을 다하고 있습니다.

 

 


실화를 바탕으로 각색한 사연입니다.

멋진 인생을 응원합니다.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배꼽사연-the story

좋은 이야기 나누려고 합니다. 실화 사연을 각색하거나 커뮤니티 사연을 각색해서 영상을 제작합니다. 사연 중에 일부는 상담 실화라 가명으로 제작한 것입니다. 상담 사연이 대부분인 경우라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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