
그날은 정말 잊을 수
없는 밤이었어요.
어린 아들이
40도가 넘는 고열로
응급실에 실려 갔는데
남편은 친구들과
모임 중이라며
전화를 받지 않았어요.
몇 백 통의 전화를 걸고,
문자도 남겼지만
대답이 없었죠.
다음 날이 돼서야
남편에게 연락이 왔는데
돌아온 말은
"안 죽었는데 무슨 난리냐!"
"네가 아빠고 남편이니?
인간 같지도 않은 게,
넌 항상 이런 식이야.
가족은 나 몰라하고
그놈의 술과 술친구만 좋지?"
그렇게 5년을 참고살다 지쳐서
남편 몰래 이혼 소송을 했습니다.
소송 사실을 알게 된 남편은
난리를 쳤지만 집도 팔고,
다 정리하고 문경으로 내려왔죠.
오빠와 함께
펜션과 음식점을 운영하며
드디어 안정을 찾아가던
어느 날, 이혼한 남편이
찾아왔어요.
"먹고 살길이 없다.
술 때문에 회사 잘렸어."
"여기를 어떻게
알았냐"라고 묻자,
제 지인들로부터
들었다고 했어요.
그 순간 오빠가 한마디 하더군요.
"여기까지 와서 폐 끼치지
말고 나가라.
네가 사람이냐?
자식이고 다 팽개치고
남들만 챙긴 인간이 여길 와?"
남편은 더 할 말이
없는지 떠났고
저는 다시 제 자리로
돌아왔습니다.
그날, 제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고
다시 한번 느꼈습니다.
그날 병원에 갔을 때
아들 잃는 줄 알고
나 혼자 운 거 생각하면
5년이나 참고 산 세월이 아깝네.

당신, 나의 가족인가요?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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