
시어머니를 20년 넘게 모셨습니다.
아들이 대학에 입학했으니
세월이 참 빠르네요.
결혼하자마자 바로
함께 살게 된 이유는
시어머니가 건강이 안 좋아
살림을 못하셨기 때문입니다.
이후 살면서
치매 초기 판정을 받으셨고
독립할 생각은
전혀 못했습니다.
외며느리로서
그 무게를 감당해야 했죠.
아들 키우며 정말 열심히
살았습니다.
시아버지는 한량이라
늘 집 밖으로만 나가 계셨고
바람도 많이
피우셨다고 했습니다.
남편도 그랬을까 의심되어
흥신소에까지 의뢰했지만
십 년 넘게 별일 없었습니다.
그런데 시어머니
치매가 심해지시면서
남편은 결국
바람을 피우기 시작했고
아예 집에 들어오지도 않았어요.
아들은 이혼하라고 했고
저도 마음을 먹었지만
어머니가 불쌍해
그만둘 수 없었습니다.
그러던 중 시어머니가
아들의 대학 입학 전
쓰러지셔서 돌아가셨고
저는 결국 이혼을
결심했습니다.
그런데 이혼 후 알게 된
사실이 있었습니다.
어머니가 치매 초기
진단받기 전
제가 아픈 시어머니와
살겠다고 했던 당시
이미 재산을 외가로 모두
돌려놓으셨더군요.
어머니의 친정이 부자였고
시댁이 잘 살게 된 것도
어머니 덕분이었다는
사실을 그제야 알았습니다.
이모님과 변호사가
그 재산을 제 앞으로
넘겨주셨을 때야
모든 걸 알게 되었죠.
별도 유언에
시아버지와 남편에게
사는 집만 남길 것과
나머지 전 재산은
며느리인 저에게
준다고 되어 있었습니다.
이미 어머니가
외가로 보낸 재산은 빠졌고
시아버지가 알고 계신
재산에 대해서
유언을 남기셨던 것이죠.
시아버지와 남편에게
남은 재산은
집 한 채뿐이었고
어머니의 침묵 속 복수는
너무나 단호하고도
완벽했습니다.
평생 희생하고 참고 살아오신
어머니의 마지막
선택이 저를 지켜 준 것 같아
슬프면서도 감사했습니다.
남편이 여러 번
찾아왔지만 이사하고
전혀 만나지 않고 있고요.
아들은 군대에 갈
준비를 하고 있는데
가끔 할머니가
보고 싶다고 하네요.
"할머니는 그곳에서
편안히 잘 계시겠죠?
너무 보고 싶다.
엄마, 할머니가 주신
돈으로 여행이나
다녀와요. 저 군대
가 있을 동안에
엄마 하고 싶은 거 하면서
즐겁게 지내고 계세요."
"엄마도 할머니가 그립구나.
어머니, 우리 걱정은 하지 마세요."

《당신의 행복은 당신이 만든 것입니다.》
배꼽사연-the story
좋은 이야기 나누려고 합니다. 실화 사연을 각색하거나 커뮤니티 사연을 각색해서 영상을 제작합니다. 사연 중에 일부는 상담 실화라 가명으로 제작한 것입니다. 상담 사연이 대부분인 경우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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